흐느낌처럼 다가오는 스무살의 예민한 지성






몇번이나 읽다가 책장을 덮었는지 모르겠다. 이 예민하고 지적인 당시 스무살 즈음의 청년이 내뱉는 고백들이 왜 이렇게 아프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예전부터 타블로라는 인물이 참 궁금했다. 대중앞에서 광대의 삶을 본업으로 삼겠노라 공언한 글쟁이는 타블로가 처음이었다. 자신은 광대라며 헛웃음짓던 황석영 아저씨도 어쨌든 본업은 글쟁이 아니던가. 인간에 대해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려 애쓰는 그의 짤막한 단편들은 그 건조함 때문에 보는 사람을 아프게 한다. 어린 치기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미성숙한 그의 글들에 나는 감탄했고, 또 슬펐다. 벼랑 끝에 서있다고 생각하는 나날들이 이어지는 청소년기에, 그 벼랑이 남들보다 더 높은 곳에 있었다고 생각한 청년의 자아를 지금 만나볼 수 있다면 가서 보듬어 주고 싶다. 잘 버텨왔구나. 너도, 그리고 우리 모두.




by etiole | 2008/11/13 19:49 | 트랙백 | 덧글(2)
The Next American President, Barack Obama




".. This is our moment. This is our time - to put our people back to work and open doors of opportunity for our kids; to restore prosperity and promote the cause of peace; to reclaim the American Dream and reaffirm that fundamental truth - that out of many, we are one; that while we breathe, we hope, and where we are met with cynicism, and doubt, and those who tell us that we can't, we will respond with that timeless creed that sums up the spirit of a people.."



만약 내가 오바마를 지지하면서 열심히 자기 발로 뛰어다녔던 미국 소시민이었다면 저 연설을 들으면서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의 말이란 참 불가사의하다. 듣고 있으면 정말 저런 일들이 일어날 것 같다. 과연 미국에서 진정한 "변화" 가 일어나 지속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희망을 주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흑인들이 3시간씩이나 기다리면서 투표를 했다. change는 벌써 시작되고 있다.




by etiole | 2008/11/05 22:42 |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 트랙백 | 덧글(2)
이글루스?




가끔씩 이글루스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글들을 읽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어떤 이슈든 의견이야 다양하게 나올 수 있지만, 그놈의 댓글 유도성 '낚시' '떡밥' 글들이 재미 수준을 넘었다. 우리들 무슨 이글루스에 논문 쓰나. 아니면 100분 토론 나왔나. 진지한 글들도 필요하고 일상 생활 시시껄렁한 일들 이야기 하는 글들도 나름의 기록이라는 의미가 있는데. 좋은 의견 생각해볼만한 의견이라 가져 오는 것도 아니고 단지 너 잘만났다 두고보자 심보로 '까기' 위해서, 꼬투리 잡아서 트랙백에 트랙백에 살붙이기 살점 떼기까지. 인신 공격에 사람 병신 만들기에. 게다가 또 소름이 돋는 것은 정말 놀라울 정도의 아집으로 가득찬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들어간 남자분 블로그는 정말 다른 의미에서 브라보! 를 외쳤다. 아니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 (사실 인신 공격의 발단은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지만 이런 사람들한테 가장 좋은 처방전은 무관심이다.)


어떤 의견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게 민주주의의 제 1 원칙이고 또한 또 하나의 '리얼 월드' 라는 인터넷 공간을 지탱하는 힘 역시 이러한 원칙에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오히려 얼마나 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가가 한 나라의 민주주의의 발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소모성 논쟁, 아니 소모성 논쟁을 넘어서서 서로를 자극하고 깔아 뭉개기 위해 쓰여지는 이 수많은 글들을 보면서 나는 뭔가 머리속이 복잡해지고 허탈해진다. 참 민주주의 해먹기 힘들고 민주시민으로 살기 더럽다.







by etiole | 2008/11/03 21:10 |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 트랙백 | 덧글(6)
시이나 링고




시이나 링고 Watashi to Hoden 동경사변 <大人> 전곡
범프 오브 치킨 Obital Period 전 곡
롤러 코스터 <어느 하루>



이후 전혀 업데이트 되고 있지 않은 내 엠피의 노래들
롤코 <어느 하루> 같은 경우는 정말 언제 넣어둔거냐 그래도 지금도 듣는다
그래도 질리지 않는, 참 오래 가는 내 보석같은 음악들



* 시이나 언니 한국 안오나요

by etiole | 2008/11/01 17:15 |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 트랙백 | 덧글(2)
이 아름다운 청춘들



<신촌, 굴다리에 있는 brownbreath의 Abbey Road - 사진 출처는 http://www.brownbreath.com>


뭐랄까, 어렸을 때는 <신촌> 이라고 하면 '버터 바른 빵'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신촌에 술집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한 이야기는 차치하더라도 그냥 '강남' 보다는 훨씬 젊으면서도 '누릴만한 젊음들이 모인, 궁상스럽지 않은 청춘들의 집결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찌 되었든 성인이 되면서 근처에 살게 되었고, '신촌에서 논다' 는 문장은 더 이상 특별하게 들리지 않게 되었지만, 음, 가끔 금요일 저녁에 사람들로 박터지는 <크리스피 크림> 근처 <빠리 바게트> 앞 횡단보도를 지날 기회가 오면 수많은 사람들에 치여 비명을 지르면서도 뭔가 아련할 때가 있다. 너희들, 어리고 예쁘구나.




by etiole | 2008/10/30 23:11 | 하루하루를 | 트랙백 | 덧글(6)
비가 오다



it's raining?







대한민국에서는 기업인만 성공 신화를 이룩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한 남자가, 그것도 아주 어린 남자가 성공 신화를 이룩해 나가고 있다. 지독히도 노력했고, 그랬노라고 아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비' 라는 남자는 공중파에서도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 그의 '뼈를 깎는 노력' 을 '중계' 할만큼의 위치에까지 올라갔다. 인생 밑바닥까지 내쳐져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독기가 그에게서 무섭게 뿜어져 나온다. 이전에는 그것을 숨기려고 했었는지 그나마 잘 느끼지 못했는데 요새는 정말 화면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그는 이제 무서울 게 없다. 그나마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박진영' 만이 자신에게 '약간의' 영향을 미칠 수 있노라고 말할 정도이다.


대한민국은 아프다. 모든 이들이 마음에 병을 안고 살고 있다. 시름은 깊어가고 살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미디어는 애써 사람들의 그런 병들을 외면해보지만 그것도 한계에 부딪혔다. 사람들이 아프고 슬프고 괴롭다는 그 사실을 어떻게든 미화시켜 보려고 한다. 희망을 전해 주려고 한다. 그래서 '성공 신화' 가 필요하다.


이처럼 비의 성공이, 입지전적인 스토리가 지금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것도 그의 컴백이라는 상업적인 목적과 맞물려 있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사회의 요구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대리 만족을 할 수 있는 상대를 찾았다. 그는 자신의 성공을 결코 '놀고 먹으며' 얻어낸 게 아니다. '어머니의 죽음' 이라는 비극적인 스토리도 가졌다. 하늘은 공평한지 그에게 큰 키와 체력과 재능을 주었다. 재능-노력-스토리 이 삼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들어가면서 그는 이제 자신의 성공을 '자랑' 할 수 있는 위치에까지 올라갔다. 성공이 부풀려졌네 어쩌네 아무리 시니컬하게 비판한다고 해도 '아무나' 타임즈 100인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는, 대단하다.


하지만 나는 그를 볼때마다 박탈감을 느낀다. 그는 말하지 않아도 우리에게 몸으로 보여준다. 그는 '나도 하는데 너는 못할게 뭐냐' 라는 암묵적인 압력을 가한다. 그 박진영이 연습실 문을 잠가버릴 정도로 지독한 연습벌레였던, 그리고 '도태될까봐 잠이 안온다' 라고 말을 할 정도였던 그의 옆에 있으면 숨을 쉴 수가 없을 것 같다. 사람들은 자기 인생에 대한 '깜냥' 이 다 다르고 '성공' 에 대한 정의도 다 다르며 할 수 있는 '노력' 치가 다 다르다. 물론 비처럼 노력하면 못해낼 것이란 사실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의 마음가짐과 성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그에게 인간적으로 끌리지는 않는다. 그는 자신처럼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 아주 차가운 시선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그처럼 영향력 있는 사람이 그러한 시선을 가진다는 것은, 서글픈 일일지도 모른다. 이해하진 못해도 비난하지 말길 바라는 마음까지 드는 건 내가 너무 오지랖이 넓은 것일까. 아니면 그냥 비처럼 살지 못할 것 같은 나 자신에 대한 변명일까.


비, 인간 정지훈, 어떤 쪽이든 사실 나와는 상관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비를 다시 보게 되었던 '상두야 학교 가자' 에서의 그 따뜻한 웃음을 기억한다. 그리고 멋지게 춤을 추며 무대를 한순간에 압도해버리는 '수퍼 섹시 다이나마이트' 'rain' 보다는 그냥 그 때의 상두가 좋다. 어디까지 자신의 성공 신화의 페이지를 써 나갈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런 그 험난한 길에서 길 옆에 코스모스도 피었고 향기도 난다는 그런 소소한 사실을 아는 연기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 개인적인 희망사항이다. 나는 그가 오래 연기하길 바라므로.





by etiole | 2008/10/23 21:57 |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 트랙백 | 덧글(6)
나호열,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


혼자 서지 못함을 알았을 때
그것은 치욕이었다
망원경으로 멀리
희망의 절벽을 내려가기엔
나의 몸은 너무 가늘고
지쳐 있었다
건너가야 할 하루는
건널 수 없는 강보다 더 넓었고
살아야 한다
손에 잡히는 것 아무 것이나 잡았다
그래,
지금 이 높다란 붉은 담장 기어오르는 그것이
나의 전부가 아냐
흡혈귀처럼 붙어있는 이것이
나의 사랑은 아냐
살아온 나날들이
식은 땀 잎사귀로 매달려 있지만
저 담장을 넘어가야 한다
당당하게 내 힘으로 서게 될 때까지
사막까지라도 가야만 한다

ㅡ 태어난 곳을 그리워하면서도 더 멀리 달아는 생명의 원심력 ㅡ




-----------------

시보다는 소설을, 소설보다는 다큐를 좋아하지만 가끔씩 뭉글거리면서 올라오는 마음들을 표현하기엔 시 버금가는 게 없는 것 같다. 모든 이들이 한번쯤은 짝사랑해본다는 기형도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절망적인 청춘이었고 결국 그는 요절함으로서 자신의 불안함을 완성했다. 조금 더 어릴 때에는 그런 불안함이 못내 사랑스러웠지만 요즈음처럼 시 자체를 잊어버리고 살고 있을 때에는 그런 불안함이 나를 어디까지 끌고 내려갈 지 모르기 때문에 읽고 싶지 않다. 그렇게 기형도처럼 애착이 있었던 시인들의 시가 아닌데도 요즈음엔 이런 류의 시가 아주 가끔씩 생각난다. 개인적으로 나호열씨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의 시 중에서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라곤 올려놓은 저 시 뿐이지만 오늘은 저 시가 생각이 났다. <혼자서 서지 못함을 알았을 때 그것은 치욕이었다> 라는 이 문구가 왜 이다지도 오늘 생각나는 걸까. 그래, 어쩌면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by etiole | 2008/10/21 21:36 |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 트랙백 | 덧글(4)
미쳤어~ 돌았어~


지금 숙명 아트 센터에서 절찬리 공연중인 뮤지컬 <햄릿> 에서 햄릿이 어머니랑 숙부랑 결혼하자 저런 노래를 부른다.
"미쳤어~ 돌았어~"


저 공연 친구가 무대 감독님이랑 친해서 표를 얻었다고 보러 가자고 해서 첫회 공연때 갔는데 일단 <월드버젼 햄릿> 이라 그런지 확실히 음악이 제대로 받쳐주는데다가 대학 내에 있는 무대라고 하기에는 너무 본격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셰익스피어 비극 중에서 제일 애정이 안가는 캐릭터 '햄릿' 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준 '박건형' 에 놀랐다. 아니 뭐 이리 섹시해 뮤지컬 좋아해서 예전엔 많이 보러다녔는데 그때는 자리가 무대에서 가깝든 멀든 무대의 '캐릭터' 가 아니라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본인' 에게 뭔가 느껴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TV나 영화에서 볼때는 도통 박건형의 매력을 느낄 수 없었던 나로서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진짜 잘하기도 하고 매력이 아주 그냥 1층 맨 뒷자리에 있던 나한테까지 파바박!!


아무튼 사실 이 포스팅은 날씨가 "미쳤어~돌았어~" 왜이렇게 더워! 라는 주제로 시작했는데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저 음악 때문에 햄릿 이야기로 빠졌다. 킁.




by etiole | 2008/10/20 22:32 |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 트랙백 | 덧글(6)
휴대폰의 공로



휴대폰이 도시 미관에 기여한 공로가 있다고 생각한다.
휴대폰이 나오기 전까지는 거리에서 활짝 웃는 사람을 보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히죽거리며 거리를 걷고 있다.


-여행자 도쿄 중에서




by etiole | 2008/10/19 21:37 |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 트랙백 | 덧글(4)
베이징대학교 학생들의 자문자답



오늘 신문을 읽다가 중국 특파원이 중국에서 발간된 책 내용을 소개하는 란이 있어서 유심히 보았다.
<北大日記> 라는 베이징 대학교 학생들이 쓴 일기를 한데 모은 책인 모양인데, 재미있는 키워드가 있어서 옮겨 본다.



자문자답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없음
가장 위대한 성취는?
살아 남은 것
가장 아끼는 재산은?
나 자신
가장 사치하고 있는 것은?
자유
가장 약한 고통은?
죽음
지나치게 고평가된 미덕은?
겸손
가장 좋아하는 직업은?
프리랜서
가장 많이 사용한 말은?
난 몰라요
가장 갖고 싶은 재주는?
하늘을 나는 마술
가장 사랑하는 것은?
나 자신






by etiole | 2008/10/18 22:06 |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 트랙백 | 덧글(4)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지금을 살아가는 나의 기록
by etiole
카테고리
전체
하루하루를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그리고 나아간다
내 운명(재미)
미분류
이전 블로그
more...
최근 등록된 덧글
타블로 호감~ 나도 읽..
by ifury at 11/14
(내가 유일하게 팬질한..
by 베리배드씽 at 11/14
학원 선생님이 그러셨..
by etiole at 11/06
정말 심금을 울리는 연설..
by 베리배드씽 at 11/06
오예~~ *_*
by etiole at 11/04
롤코 옛날 노래 들으면..
by etiole at 11/04
절대로 초능력 중에서..
by etiole at 11/04
언니는 그냥 '놀고들 ..
by etiole at 11/04
그러게요.. 아 괜히 ..
by etiole at 11/04
롤러코스터는 내삶의 B..
by 베리배드씽 at 11/04
rss

skin by 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