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아사히 신문 계열 주간 잡지 'AERA' 는 1주일에 한번씩 발행되는 시사 잡지(+기타등등) 비슷한 잡지이다. 우리나라에서 신문사별로 다양하게 발간되는 '주간동아' '시사저널' 이런 삘이긴 한데, 보도는 꽤나 본격적이지만 그 외에도 연예인 인터뷰나 편의점 간편 메뉴에 대한 자유 기고 등 꼭지들도 다양해서 머리 식힐 겸 자주 사서 본다.
무엇보다 3000원 씩이나 하면서 읽는 독자들을 전-혀 배려해주지 않는 편집에다 재미 정말 너무 없는(...) 아사히 신문 본판보다 훨씬 더 나은 기사들이 포진해 있고, 일반적으로 중학생 정도 되는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게 글을 써야 하는 일간 신문보다는 훨씬 고급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아무튼, AERA에는 늘 특집이라는 이름의 집중 보도가 실린다. 이번달은 후쿠다 총리가 사임하는 바람에 그 뒤에 자민당 내각이 어떻게 될 것인가 그 권력 관계를 조명하느라 내내 지면을 할애하고 있지만, 저번달과 저저번달에는 '일하는 데도 가난한 워킹 푸어' 나 '부모와 자식 관계' 에 대한 특집 등이 실렸었다. 항상 시선이 새로워서 재밌어 하며 보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기사는 '어머니와 딸" 과 "어머니와 아들" 관계에 대한 특집이었다. 특히 '어머니와 아들' 관계는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어머니와 딸의 관계는 애증관계이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친구' 라는 이름으로 회귀할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머나와 아들의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해지고 애매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기사를 일반화 시키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많은 어머니들이 실제로 자신의 아들을 자신의 남자로 동일시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남자의 인터뷰였다. 그 남자는 어머니와 자신의 관계가 틀어진 것이 바로 중학교 2학년때였다고 회상했다. 그 날 어머니의 귀가는 늦었고, 남자는 반쯤 잠든 상태였다. 어머니가 방안에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곧 이어 어머니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에 닿는 촉감이 느껴졌다고 한다. 어머니가 자신의 입술에 키스를 한 것이다. 그 이후 그 남자는 아내가 될 여자가 아이에게 그런 이상한 애정을 쏟는다고 생각하면 결혼은 생각조차 하기 싫다고 말했었다.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절대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아버지 보다는 어머니쪽이다. 어머니가 아들을 자신의 소유물이자 남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면 이건 정말로 문제가 심각하다. 원래 가족간의 일은 가족간의 일이라고 치부해 버리기 쉬워서 어느 누구도 쉽게 말을 꺼내기 어렵다지만 어쨌든 아이에게 있어서 부모는 신이고 집은 세계이지 않는가. 게다가 저 아들이 여자가 생겨서 그 여자를 어머니에게 소개시키는 상황이 언젠가는 올텐데.. <올가미> 가 괜히 영화로 나와 파장을 불러 일으킨 건 아닐것이다.
상관 없을 지 모르는 이야기이지만, 아버지에게 한없는 증오와 어머니에게는 한없는 안쓰러움을 가진 남자를 남자친구로 둔 친구가 내게 하소연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남자는 어머니가 소파에서 주무시고 계시면 늘 어머니를 안고 들어올려서 침대에 눕혀드린다고 했다. 친구는 그 장면을 상상만해도 소름이 끼친다며 내 앞에서 몸서리를 쳤다. 잠깐 지나가듯이 한 이야기인데 나는 저 이야기가 내 머릿속에 장면으로 남아버렸다. 엘렉트라 콤플렉스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니 하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아이가 처음 만나는 이성이 부모라는 걸 생각해보면, 음. 그 뒤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아진다.




덧글